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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4] 조선 '빅3' 통합론 부상하나...전문가들 대체로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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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dmin 작성일16-04-24 20:11 Hit2,469 Count Comments0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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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익 없고 현실성 떨어져"…대규모 실업사태 유발 부담
"캐파 줄이면 중국 좋아할 일"…사업부문 조정 검토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기업 구조조정 우선 순위로 거론되는 조선업과 관련해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빅3'를 2개사로 줄이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에 대해 조선 분야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그 방향이 바람직한 측면이 분명 있지만 현 시점에 추진한다면 실익은 없고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당위성을 따지는 것과 별개로 일단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24일 '빅3' 합병론에 대해 "과당경쟁도 막을 수 있고 협력이 필요할 때 협력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면이 있다"면서도 "합병이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상황이 좋지 않은 한 회사를 강제로 퇴출시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기자재 업체들이 3사 체제로도 간신히 버티는데 한 회사를 없애면 줄도산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조선업의 뿌리를 흔들게 되고 대규모 실업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김현 연구원은 "조선업 미래를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빅2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두 회사의 합병은 이론상 가능한 이야기이며, 상장회사들을 정부 논리로 강제합병하는 것은 자본주의에 맞지 않다"고 했다.

부산대 선박해양플랜트 기술연구원장인 백점기 교수는 "회사를 2개로 합치면 빅3가 불필요한 수주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은 생기지만 전체 조선 인프라의 규모가 줄고 대량으로 실직자가 생겨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증권 박무현 연구위원은 "전세계 1위 산업의 캐파를 줄이면 중국과 선주들만 좋아할 것"이라며 "정부가 조선업을 내버려두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조선산업 전체 캐파가 줄면 업황이 다시 살아났을 때 일감을 중국에 빼앗기면서 세계 1위를 영영 내주게 될 것임을 우려했다. 따라서 구조조정 시 설비와 인력의 대대적 감축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점기 교수는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 텐데 지금 인프라를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하면 일본, 중국에 뒤처져 세계 1위 재탈환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조선 산업을 더 육성시켜 갈 능동적,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종서 연구원은 "80년대 말 일본 조선소들이 구조조정을 한다고 도크를 폐쇄할 때 한국은 대형 도크를 늘렸는데 결국 한국의 전략이 주효했고 그걸 계기로 한국이 세계 1위에 올라섰다"며 "중국에 좋은 일 해주는 결정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사 합병보다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회사 간 사업 조정이 먼저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현 연구원은 "업황이 좋아졌을 때를 대비해 캐파를 유지하면서 당분간 해양사업부문은 삼성중공업에서, 선박은 대우조선에서 다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주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1990년대에 산업 구조조정을 할 때 1, 3등 조선사의 LNG 사업부를 분사해 합치고 2, 4등 조선사의 컨테이너 사업부를 분사해 합친 사례가 있다"면서 "단 일본은 당시 구조조정으로 캐파가 20년전 수준에서 멈춰섰다"는 단서를 달았다.

회사를 인위적으로 합치는 구조조정 이전에 대형 조선소들의 초과 인력을 해외, 중소 조선소로 재배치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 먼저라는 제안도 나왔다. 그래야 대량 실업사태와 핵심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서 연구원은 "몇 년만 버티면 업황이 다시 살아날테니 사정이 어려운 회사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소규모로 유지하다 시장이 회복될때 정상화하면 된다"며 "현장 인력들은 사람이 필요한 일본 조선소로 넘어갔다가 다시 수주가 늘고 일감이 회복되면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형조선소는 다 망하고 몇개 안남아 오히려 모자라므로 중소형 조선소는 캐파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무현 연구원은 "빅3에서 일감이 없어 남는 인력들은 사람이 없어서 난리인 중소조선소로 보내면 된다"며 "우리 중소조선소가 무너지면 그 분야가 다 중국으로 넘어가므로 중소조선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 해운사들이 국내 조선소에 발주를 하도록 하면 조선업도 살고 해운업도 사는 업종간 상생모델이 탄생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김현 연구원은 "중소조선을 아예 안 하면 그쪽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므로 대형조선사와 중소조선사를 수직계열화 형태로 두면서 조선사들이 최소한의 설비와 인력을 유지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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