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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조선업 구조조정 '로드맵' 없고 고용불안 피로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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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dmin 작성일16-05-17 10:29 Hit2,972 Count Comments0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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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와 함께해온 '100년산업' 조선·해운업이 금융발 구조조정으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지분 49%를 가진 대우조선해양의 변화가 산업계 구조조정 성공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 중심의 구조조정이 조선·해운업계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칫하면 체급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구조조정은 자산매각과 인력감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구조조정에 "금융만 있고 산업이 빠졌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과연 조선업 구조조정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왜 안하나 = 조선업 위기를 몰고온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지분 49.7%를 가지고 있어 공적 성격이 강하다. 정부가 스스로 구조조정으로 제살깎기를 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라는 뜻이다. 때문에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팔아 민영화에 나서는 것이 구조조정의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이 연 1조원 이상 이익을 낸 2008년 당시 한화 인수설이 나왔지만, 정부는 알짜기업을 특정 기업에 팔아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매각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후 SK 인수설 등 민영화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공학과 교수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핵심은 민영화"라며 "산업은행 지분 30% 정도를 낮은 가격에 팔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검토하지 않은채 구조조정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가 어디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로 금융위원회 중심의 재무개선 절차만 진행될 뿐이다. 정부 구조조정 어디에도 조선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내년 '빅3' 회사채 2조3천억 만기 = 정부의 구조조정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조선 '빅3'는 구조조정이 한창인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주요 회사채 만기가 내년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업계가 회사채 상환을 연장하지 못해 회사 경영 주도권을 내주면서까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상황을 보면 조선업계도 내년 회사채 대란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빅3'의 회사채 만기는 모두 내년에 몰려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회사채 9400억원이 만기이고, 현대중공업도 내년에 회사채 68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삼성중공업도 6000억원대 회사채 만기가 내년에 돌아온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전무한 실적으로 인해 차환을 통한 회사채 돌려막기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조선사들이 회사채를 회수할 정도의 자금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내년에도 채무조정 여파가 계속돼 조선업 구조조정 끝을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용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고용문제는 업계에서 독자적으로 풀어가기 어려운 구조로 얽혀있다.

◆구조조정 핵폭탄 '고용문제' = 하나금융투자는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최대 5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조선업 근로자의 10~15%인 2만~3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하도급업체를 포함하면 최대 5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5만명이 일자리를 잃으면 실업률이 4.1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 방식에는 고용문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 핵심 관계자는 "노동자 일자리를 뺏는 방식의 물리적 구조조정은 동의할 수 없다"며 "경영 책임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정하고 고통 분담을 하는 인력 감축 없는 구조조정을 원한다"고 밝혔다.

◆'컨트롤타워' 없이 자구안만 요구 = 고용문제를 포함한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는 지난해 7월 2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틀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장관을 역임했던 최 전 부총리였기에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박병석 의원은 지난해 10월 7일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7월 21일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을 잡았다"며 "하지만 추가 손실이 계속 발생하는 등 (개선이 되지 않아)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달 다시 산업계 구조조정을 주제로 한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열었지만 새로운 해결 방안도, 새로운 '컨트롤타워'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 사령탑이 경제부총리인지, 금융위원장인지도 명확치 않은 상황이다.

백점기 교수는 "자유무역협정 체제에서 세계 물동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물류의 90%는 해상 수송으로 이뤄진다"며 "산업에 대한 이해없이 금융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조선업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사들은 해양 플랜트 등 장기매출채권 발행에서 회수가 불가능할 경우 대손충당금을 쌓아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계약 조건을 변경해 3년 거치 12년 분할 등으로 둔갑시켜 장기채권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꾸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대손충당금을 조성하지 않고 이익금을 늘려 잡은 것이다.

◆방만 경영 책임자는? = 부실을 감추고 경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 대우조선해양을 부실의 늪에 빠뜨린 것이다. 국회 강기정 의원은 "항상 해양플랜트만 문제라며 사업이 미숙했다는 핑계를 댄다"며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만 보더라도 추가로 5800여억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를 누락시켜 이익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경영 책임을 피하기 위한 분식회계 의혹도 커지고 있다.

회계법인 회계감리에서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4700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신용위험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정상기업'으로 분류했다. .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은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의 문제가 아니라 부실을 감추려는 경영진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금융당국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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