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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구조조정 결정장애] 위기의 조선·해운, 손털까 vs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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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dmin 작성일16-05-31 09:08 Hit3,103 Count Comments0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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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복량 증가율이 물돌량 웃돌아..공급과잉 심화
벌크선·컨테이너선 시황 개선조짐도 있어 긍정적
한국 조선업황 세계 평균보다도 심각
2~3년후 업황 회복 기대..구조조정 오판시 수혜 놓쳐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던 해운 산업과 조선 산업이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지속된 업황 침체, 경영진의 오판 등으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양대 해운사는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가기 위한 자구대책 이행에 사활을 걸고 있고, 대형 조선 3사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런 해운·조선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에 털어낼 회사는 털어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당장 해운 시황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무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에 그쳤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부터 6%대로 주저앉았고 유럽 경기 회복도 지연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정체기를 걷고 있다. 

해운 수요는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심화한 것은 전망을 어둡게 한다. 1만2000TEU급 이상 대형선박은 최근 4년간 연평균 26%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새로 지어져서 선주들에 인도되는 컨테이너선 규모는 약 130만TEU 수준이다. 폐기되는 선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도 올해 선복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3.9%에 달해 물동량 증가율을 웃돌 전망이다.

운임 수준은 과거 호황기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선사들의 수익성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한진해운도 2분기째 적자를 낸 상황이다. 

다만 올들어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고 컨테이너 시황도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일부 있다. 고액의 용선 비용을 줄이고 채무를 재조정한 뒤 경영 효율화 작업이 정교하게 이뤄진다면 충분히 과거 호황기 때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해운업계에서는 단순히 시황만 가지고 해운산업 구조조정 방향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운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중인 한진해운(117930)(2,440원 0 0.00%)과 현대상선(011200)(17,500원 0 0.00%)이라는 회사 자체가 사라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규모로만 보면 해운은 반도체, 유화, 철강, 자동차, 조선에 이어 여섯번째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국적선사들의 국내 매출 비중이 30%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 한국 해운산업 전체 매출 346억달러 가운데 약 100억달러는 조선, 항만, 기자재, 금융, 보험 등 연관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유사시 제4의 군(軍)으로서 안보를 담당하고 부산항의 환적항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존재감이 중요하다고 업계는 강조했다.

위기의 조선업을 살려야 하는가를 두고서도 업계 안팎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불황에 처한 조선업이 언제 되살아날 수 있을지 앞길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전세계의 조선 발주량은 23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작년동기 대비 71.0% 감소했다. 발주액은 65억1000만달러로 같은 기준으로 62.6% 감소했다.

덴마크의 선박금융기관인 DSF에 따르면 주문 취소, 납기 연장, 조선 발주량 감소 등으로 올해 안에 전세계적으로 200여개 조선소가 폐업할 전망이다. 현재 수주잔량 중 45%가 올해 안에 인도되고 조선업체 중 52% 가량은 수주 잔량의 90%를 올해 인도하기로 돼 있다는 것이 DSF의 분석이다.

문제는 한국이 느끼는 조선업 불황은 세계 평균보다도 더욱 심각해 ‘수주가뭄’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기 않은 상황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올 1분기 수주량은 17만CGT로 작년동기 대비 94.1%나 감소했다. 수주액도 3억9000만달러로 93.9%가 줄었다.

올해 첫 케이스로 조선 빅4로도 불리던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조선업계에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성동조선, SPP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 뿐만 아니라 20여년간 세계 조선시장의 70%를 점유해온 조선 빅3도 구조조정에 나서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009540)(108,000원 0 0.00%), 대우조선해양(042660)(4,575원 0 0.00%), 삼성중공업(010140)(9,320원 0 0.00%) 등 빅3를 통폐합해 공급 과잉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조선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정리하되 기업자체를 죽여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시 호황기가 찾아왔을 때 조선강국의 지위를 내줄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를 버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993년 당시 조선산업은 30년 만의 최악의 업황을 겪었는데 당시 일본은 경기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인프라 설비를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버텼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지 않은 구조조정으로 일본은 2000년 한국에 조선산업 세계 1위를 넘겨야했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지금 이 불황의 고난을 한국이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2010년 최대 호황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면서 “조선업체 자체를 죽여서는 향후 호황기의 혜택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선 전문가도 “현재 업황의 사이클 상으로 볼때 조선업은 향후 2~3년 안에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10~20년간 조선업에 종사한 우수한 기술인재들이 이번 구조조정으로 정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선은 사람 중심의 산업이기 때문에 최근의 구조조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성문재 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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