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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제4차 조선해운 산업혁명 비전- 백점기(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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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이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해운산업의 회복은 세계 경기 회복에 달려 있다. 무역 물동량이 늘어나야 해운산업이 살아나고, 해운산업이 살아나야 신조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조선산업이 살아난다. 해운산업의 발전 없이 조선산업이 살아날 수 없고, 동시에 세계 무역 물동량 수송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선박의 제조산업 활성화 없이 해운산업이 존재할 수 없다.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은 부부관계와 같다.

    희망적인 것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산화탄소, 황·질소산화물 배출 규제 강화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LNG 연료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있으며, 세계 선복량(船腹量)의 60%를 차지하는 선령 20년 이상 노후 선박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 고난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살아남는 업체나 국가가 곧 다가올 조선해운 산업의 호황기에 그 과실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과거 역사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략이 추진되고 있는데 조선해운 산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조선해운 산업은 다른 산업분야와는 달리 대규모 인프라 설비와 많은 수의 일자리를 담당하는 국가 주요 기간산업으로서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지금이 바로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최적기다.

    영국 클락슨리서치사의 마틴 스톱포드 사장은 지난해 미국조선해양공학회가 주최한 조선해양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조선해운 산업혁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 있다. 제1차 조선해운 산업혁명 시대(1490~1790)는 유럽 강국의 주도로 신대륙 발견을 위한 항해와 해상 무역을 위한 대형 범선의 건조가 활발히 진행됐던 시기다. 제2차 조선해운 산업혁명 시대(1790~1950)는 증기기관과 추진기를 탑재한 철제구조 선박을 활용하여 상업적인 국제무역이 본격화한 시기를 말한다. 제3차 조선해운 산업혁명 시대(1950~2015)는 오일을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엔진과 용접 철강제 선체구조를 가진 대형 선박을 활용해 다국가간에 대량의 물동량 교역이 가능하게 되었던 대규모 국제무역 시대를 일컫는다. 제4차 조선해운 산업혁명 시대(2016~2056)에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ICT 등을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조선해운 시대를 일컫는다.

    제4차 조선해운 산업 혁명시대에는 해운 물동량 운송 서비스 질의 향상뿐 아니라 이에 대응한 스마트선박이 필요하며, 몇 가지 중요한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 또 이 변화는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물동량 운송 서비스가 화물의 공급자와 수령자 간에 빈틈없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둘째, 해난 사고 없이 신속하고, 높은 신뢰성의 유연한 화물운송 서비스 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셋째, 서비스 품질 향상, 효율성 제고, 배기가스 배출 저감, 부가가치 제고 등을 달성하면서 30% 이상의 원가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다. 넷째,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순이익을 남기기 위해 기업체의 대형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다섯째, 신속, 유연, 경제적 수송이 가능하도록 택배회사처럼 대규모 선단을 거느린 전문가 해운회사의 출현이 예상된다. 여섯째, 품질 제고 관리를 위해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의 활용이 활성화될 것이다. 일곱째, 특정 영역 또는 지역의 물동량 수송에 무인선박의 활용이 늘어날 것이다.

    혁명이란 껍데기뿐 아니라 속과 틀을 통째로 확 바꾸는 일이다. 현명(賢明)함이란 상황에 슬기롭고 사리에 밝게 대처함을 뜻한다. 획기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혁신을 넘어 혁명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혁명적이라 해서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폐해 없는 진정한 혁명은 현명한 사람들이 현명하게 추진할 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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