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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시간과 비용의 문제일 뿐 인양 충분히 가능"

송고시간2015-04-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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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선 '대형 크레인' 대신에 '부력폼+소형 크레인' 제시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부산=연합뉴스) 선박·해양플랜트 안전설계 분야의 귄위자인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2015.4.10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중인 가운데 해양조선과 구난·인양 관련 전문가들은 시간과 돈의 문제이지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선박·해양플랜트 안전설계 분야의 귄위자인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10일 "현재 보유 장비 수준과 기술력을 본다면 세월호 선체를 안전하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해양공학계의 양대 '노벨상'으로 불리는 영국왕립조선학회의 '윌리엄 프라우드 메달'과 미국조선해양공학회의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을 모두 수상했고, 영국왕립조선학회는 그의 이름을 딴 학술상을 제정할 정도로 탁월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 기술적 가능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 기술적 가능

(서울=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10일 공개한 '선측 인양 및 수중 인양의 전체 과정 도면'.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통째로 인양하는 방법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10일 발표했다. 2015.4.10 << 해양수산부 제공 >>
photo@yna.co.kr

백 교수는 그러나 "침몰 해역의 조류가 빠르고 수심이 깊어서 인양 과정에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몰 과정에서 코팅 역할을 하는 페인트 일부가 벗겨졌을 것이고 바닷물 속에 1년가량 잠겨 있었기 때문에 선체가 상당 부분 부식됐을 가능성이 매우 커 인양 과정에서 부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체인을 여러 개 걸어 집중 하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또 "세월호를 유속이 빠르지 않은 지역으로 먼저 옮긴 뒤 인양작업을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 사안이지만 이동도 쉬운 문제가 아니므로 현장 답사 등을 거쳐 현명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 기술적 가능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 기술적 가능

(서울=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10일 공개한 세월호 선체 외부탐사 재현 결과 3D 이미지.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통째로 인양하는 방법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10일 발표했다. 2015.4.10 << 해양수산부 제공 >>
photo@yna.co.kr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크레인과 선체를 연결하는게 가장 어렵다"면서 "잠수사들이 6개월가량 작업을 해야 하는데 11월 이후에는 수온이 떨어져 작업하기 어렵고 태풍이나 조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연내 인양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 교수는 "화물이 어디로 쏠려 있는지 확인해 하중 분포를 먼저 파악하고 무거운 쪽에 체인을 많이 걸어야 한다"면서 "집중 하중이 걸리면 체인이 끊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체 안에 실종자 시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인양 과정에 유실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세월호 선체를 분할해서 인양하는 게 가장 쉽겠지만 통째로 인양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고 해역의 조류가 강해 체인이 미끄러져 빠질 수 있는 만큼 결박을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지에서 6개월간 민간 수중 작업을 총지휘한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은 "시간과 비용의 문제지 인양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보다 더 깊은 수심의 악조건에서 인양한 외국의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가 큰 크레인을 투입하면 좋지만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작은 크레인이라도 작업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인양 방법이 있다"며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형 크레인 대신에 부력 폼을 선체에 넣어 세월호의 무게를 줄인 뒤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소형 크레인으로 인양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제시했다.

<그래픽> '세월호' 인양 작업 어떻게 하나
<그래픽> '세월호' 인양 작업 어떻게 하나

정 부사장은 또 배의 갈빗살에 100개 가까운 인양점을 뚫기 위해서는 교대인원을 포함해 최소 60명 이상의 잠수사가 장기간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정부가 제시한 인양 방법은 크레인 임대료 등 비용이 많이 들고 잠수사들의 위험도가 높다"며 "공정을 단순화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반고체인 부력 폼을 선체에 투입해 무게를 줄인 뒤 플로팅독에 세월호를 얹으면 대형 크레인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국내 한 인양전문 업체 관계자도 "1980년대 초반 울산에서 세월호보다 5배가량 무거운 유조선이 수심 60m 바다에 침몰했을 때 선체 공기 주입 후 인양한 적이 있다"며 "계산이 복잡해 어려운 방식이긴 하지만 인양에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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